2008년 09월 03일
바퀴벌레 정권의 공허한 위력시위

오늘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앞 풍경이다.
지난 8월부터 보건복지부가 입주한 현대사옥 앞에서는 연일 피부미용사 관련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각장애인들의 시위현장이 되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은 피부미용사에게 안마시술을 허용함으로써 자신들의 생계를 위협받게 됐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인권위 또한 안마사의 자격제한은 합헌이란 판단을 내리고 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심신이 미약한 시각장애인의 사실상 유일한 생계수단인 안마사는 일정한 자격제한을 두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현대 사옥 앞은 매일 많게는 200여명, 적게는 100여명의 시각장애인과 장애인관련단체 실무자들이 시위를 벌인다.
그들을 막기 위해 아침 7시무렵부터 바퀴벌레 같은 전투경찰떼가 계동 일대를 장악한다.
위 사진에서 보듯, 겹겹이 둘러친 닭장차 사이의 옹색한 틈에 모인 시각장애인들은 거의 옴쭉도 못한다.
앞도 못보는 시각장애인들이 그렇게 사회에 위협이 되고 경찰에 위해를 가할만큼 불온한 집단일까.
오늘 바리케이트를 친 닭장차와 창덕궁 돈화문 옆까지 이어진 닭장차를 하나하나 세어보았다.
무려 33대. 거기다 보기만 해도 치가 떨리는 물대포 차량까지 대기중이다.
1000여명 이상의 전투경찰에 비하면 한줌도 되지 않을 시각장애인들이 도대체 얼마나 무섭길래 물대포까지 동원할까.
오늘 점심 무렵, 장애인들이 삼삼오오 흰지팡이를 들고 계동으로 모일 때는 헬멧과 방패를 든 경찰이 촘촘한 1열 횡대로 도로를 향해 경계자세를 취하기까지 했다.
그들을 보는 시민들의 눈길은 곱지 못하다.
전투경찰이, 그 윗선인 서울 경찰청, 그 윗선인 어청수 경찰청장이 말 그대로 Show를 벌인다는 사실을 모두 알기 때문이다.
6불과 개월여만에 완전한 정권의 개로 전락한 경찰은 이런 바퀴벌레 쇼를 통해 허약한 정권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이른바 공권력 '위력시위'다.
그들의 방패와 진압봉은 매일 시위를 벌이는 시각장애인에게 향하는 것이 아니다.
이 앞을 지나는 수많은 시민들에게 위력을 과시하고 반정부 집단행동은 아예 꿈도 꾸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이런 경찰의 술수는 너무 얄팍한 속을 감추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의 위력시위는 이 정권의 천박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헛발질 시위가 되고만다.
오늘도 장애인들은 저녁무렵까지 선창자를 따라 구호를 외치고 방송차에서 틀어주는 민중가요 장단을 맞추다 삼삼오오 가난한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나름대로 자기들의 바퀴벌레 시위를 마친 경찰도 창덕궁 일대의 교통혼잡을 일으키며 부대로 복귀했다.
하루종일 인근 빌딩과 안국역 공중화장실을 더럽힌 것도 빼놓을 순 없다.
이런게 이명박이 그토록 강조하는 법치와 원칙이다.

# by | 2008/09/03 19:05 | 독백 | 트랙백 | 덧글(2)





